artist
서고운
Seo ​Goun
  • 서고운_더 디바인 코메디, 공허한 인간들 (The Divine Comedy, The Hollow Humans), Oil on Canvas, 153X318cm, 2017
    서고운_더 디바인 코메디, 공허한 인간들 (The Divine Comedy, The Hollow Humans), Oil on Canvas, 153X318cm, 2017
  • 서고운_강요된 침묵 (Forced silence), Oil on Canvas, 90.9X72.2cm, 2017
    서고운_강요된 침묵 (Forced silence), Oil on Canvas, 90.9X72.2cm, 2017
  • 서고운_구토Ⅱ, Oil on Canvas, 90.9X72.7cm, 2016
    서고운_구토Ⅱ, Oil on Canvas, 90.9X72.7cm, 2016
  • 서고운_검은 우물, Oil on Canvas, 90.9X72.2cm, 2017
    서고운_검은 우물, Oil on Canvas, 90.9X72.2cm, 2017
  • 서고운_통곡의 나무는 서서히 자라난다 Wailing Tree, 91X116.8cm, Oil on Canvas, 2016
    서고운_통곡의 나무는 서서히 자라난다 Wailing Tree, 91X116.8cm, Oil on Canvas, 2016
  • 서고운_탈출의 환영 Illusion of escape, 60.6X145.4cm, Oil on Canvas, 2016
    서고운_탈출의 환영 Illusion of escape, 60.6X145.4cm, Oil on Canvas, 2016
  • 서고운_어둠의 심연 Abyss of darkness, 53X45.5cm, Oil on Canvas, 2016
    서고운_어둠의 심연 Abyss of darkness, 53X45.5cm, Oil on Canvas, 2016
  • 서고운_구멍 The Hole, 45.5X53cm, Oil on Canvas, 2016
    서고운_구멍 The Hole, 45.5X53cm, Oil on Canvas, 2016
  • 서고운_효수Ⅰ, Oil on Canvas, 지름 25cm, 2016
    서고운_효수Ⅰ, Oil on Canvas, 지름 25cm, 2016

서고운 Seo​ Goun

 

2010 M.F.A(Painting) Kookmin University of Korea

2006 B.F.A (Painting) Kookmin University of Korea

Solo Exhibitions

2022 The weight of the placenta, Gallery Meme, Seoul, Korea

2018 Outlanders, Gallery Chosun, Seoul, Korea

2017 The Divine Comedy, Gallery Meme, Seoul, Korea

2014 Guckkasten Art Work Project [FRAME] with Goun Seo, NEMO in Blue Square, Seoul, Korea

2013 Lost Monument, Gallery DOS (SeMA - Selected from Emerging Artist), Seoul, Korea

Allegory of In-betweenness, Artspace H, Seoul, Korea

2009 Tear Of Sphinx, Songeun Art Cube, Seoul, Korea

2008 New world of consciousness, Kookmin Art Gallery, Seoul, Korea

Harpy’s forest, Gallery Doll, Seoul, Korea

2007 Delirium, Art Space Hyun, Seoul, Korea

2021 The story floating around these days, EveryArt, Seoul, Korea

Group Exhibitions

2021 The story floating around these days, EveryArt, Seoul, Korea

Yeo Kwon Tong Moon (The first korean women's right announcement)'s Day, Topohaus, Seoul,

Korea

2020 Raise, Care and Grow Together, Sempio Space, Icheon, Korea

2020 Arthara 2020, Palais de Seoul, Seoul, Korea

2019 The Adventures of Korean Painting: I will go away all by myself, MMCA(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Cheongju, Korea

Yok, Yok, Yok, Sidaeyeogwan, Seoul, Korea

Pause and Insight / Samatha & Vipassana — Intara's net (因陀羅網), Gallery SU, Seoul, Korea

2018 Union Art Fair 2018, S-Factory, Seoul, Korea

2018 The Dictionary of Evil, Gangwon International Biennale, Gangneung, Korea

2017 Union Art Fair 2017, Insa-1-gil, Seoul, Korea

Body, The language of sensation, Muan Seungwoo Oh Museum of Art, Mokpo, Korea

2016 Bizzare layer, Seum Art Space, Seoul, Korea

Made in Seoul 2016, Centre d'art de meymac, France

Trans, Korea Cultural Centre(KCC), New delhi, India

2014 Round-up (2013 Emerging Artists program), Seoul Museum Of Art, Seoul, Korea

2012 Doors Art fair 2012, Imperial palace Hotel, Seoul, Korea

Social Art : Art, Changing the way of communication, Savina museum, Seoul, Korea

Neo Inscription(Part Ⅱ), Artspace H, Seoul, Korea

2011 Seoul contemporary _New Generation Art star, Seoul Arts Center (Hangaram Museum),

Seoul, Korea

I am a Painter, UNC gallery, Seoul, Korea

2010苦手なことはしたくない, DNA gallery, Seoul, Korea

Art, Shout about reviving the city, SEOUL ART SPACE MULLAE, Seoul, Korea

2009 Movie Theater Exhibition, Samsung theater, Busan, Korea

SEO GOUN Showcase, Platoon Kunsthalle, Seoul, Korea

Art Road 77 - With art, With Artist!, Art Space, Heyri, Korea

Propose, UNC Gallery, Seoul, Korea

2008 A Grand Unification,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Seoul, Korea

Sight on site, Aram museum of art, Go-yang, Korea

Sick, Sick, Space of Art, etc, Seoul, Korea

Insa art Festival - Between Beauty And Ugliness, Bon Gallery, Seoul, Korea

SeMA 2008, Seoul Museum Of Art, Seoul, Korea

Illusion and appearance, Aka Seoul Gallery, Seoul, Korea

What kind of imagination, Space La Isla, Seoul, Korea

2007 Link Ⅲ_concord, Kookmin univ art hall, Seoul, Korea

IAF : In-cheon art fair new artist exhibition, In-cheon, Korea

2006 TESTICLE _symbolic castration (David Lynch homage performance), Kookmin Art Gallery,

Seoul, Korea

5th preview(Artist interchange program), Team Preview, Seoul, Korea

2005 Funny Farm, Kookmin Art Gallery, Seoul, korea

Pink Pants murder case, 14 points clue(P.I.A), Wellcom Gallery, Seoul, Korea

Room6, Gallery BARN, Seoul, Korea

YA (Young Artist) PROJECT 5, Ga Gallery, Seoul, Korea

Award & Fellowship

2018 Solo Exhibition - Outlanders, Selected from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2013 Seoul Museum of Art (SeMa)- Selected From Emerging Artist

Artspace H Young Artist Program Awards - Excellence Prize

2009 Solo Exhibition - Tear Of Sphinx, Selected from Songeun Foundatoin for Art and Culture

Solo Exhibition -Tear Of Sphinx, Selected from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2007 Solo Exhibition - Delirium, Selected New Artist Exhibition from Arts Council, Korea, Seoul

Selected from 2007 KIAF finds hidden treasure_young artist portfolio presentation, COEX,

Seoul

Collections

Museum of Korean Art

2022 태반의 무게, 갤러리 밈, 서울

2018 아웃랜더스 _처연하지만 너무나 인간적인, 갤러리 조선, 서울

2017 더 디바인 코메디, 갤러리 밈, 서울

2014 국카스텐 아트워크 프로젝트 [FRAME] with 서고운, 블루스퀘어 복합문화공간 네모, 서울

2013 사라진 모뉴먼트, 갤러리 도스, 서울 (서울시립미술관 SeMA - 이머징 아티스트선정)

사이성의 알레고리, 아트스페이스 에이치, 서울

2009 스핑크스의 눈물, 송은아트큐브, 서울

2008 의식의 신세계(석사 학위 청구전), 국민아트갤러리, 서울

하피의 숲, 갤러리 도올, 서울

2007 델리리움 :꿈꾸는 속도를 빠르게 하는 카페인, 미술공간 현, 서울

기획전

2021 요세산경 (서고운, 이피, 최선 3인전), 에브리아트, 서울

‘여권통문(女權通文)의 날’ 기념전, 토포하우스, 서울

2020 키우고 돌보고 함께 커간다, 샘표스페이스, 이천

예술하라 아트페어 2020, 팔레드 서울, 서울

2019 현대 회화의 모험: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욕 욕 욕, 시대여관, 서울

멈춤과 통찰 / Samatha & Vipassana — 인타라의 그물 (因陀羅網), 갤러리 수, 서울

2018 유니온 아트 페어 2018, 에스 팩토리, 서울

악의 사전, 강원국제비엔날레,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 강릉

2017 유니온 아트 페어 2017, 인사1길, 서울

감각의 언어, 몸, 무안군 오승우 미술관, 목포

2016 기묘한 장막, 세움 아트 스페이스, 서울

Made in Seoul 메이드 인 서울 2016, 메이막 아트센터, 프랑스

Trans, 주 인도 한국 문화원, 뉴델리, 인도

2014 라운드–업 (2013 Emerging Artists: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 보고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12 도어즈 아트페어 2012,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 서울

신 새김전, 아트 스페이스 에이치, 서울

2011 서울 컨템포러리 신세대 아트 스타 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나는 화가다, UNC 갤러리, 서울

2010 서투른건 하고 싶지 않아, DNA 갤러리, 서울

예술, 도시의 부활을 외치다, 문래예술공장, 서울

2009 극장전, 삼성극장, 부산

쇼케이스, 플래툰 쿤스트할레, 서울

아트로드77-with art, with artist, 아트스페이스, 헤이리

프로포즈, UNC갤러리, 서울

2008 대학 미술 협의회 기획전_대동단결, 한국예술종합학교 신축교사갤러리, 서울

풍경과 상상, 그 뜻밖의 만남, 고양아람미술관, 고양

아파 아파, 그문화, 서울

인사미술제 - 미와 추의 사이, 본 갤러리, 서울

SeMA 2008-미술을 바라보는 네 가지 방식,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현상과 환상, 아카서울갤러리, 서울

어떤 상상, 스페이스 라 이슬라, 서울

의식의 신세계(석사학위청구전), 국민아트갤러리, 서울

2007 링크Ⅲ_concord, 국민대학교예술관, 서울

IAF 인천아트페어 차세대 유망 작가전, 인천

2006 TESTICLE _상징적 거세(데이빗린치 오마주 퍼포먼스), 국민아트갤러리, 서울

5회 시사회전(작가교류프로그램), 팀 프리뷰, 서울

2005 퍼니팜, 국민아트갤러리, 서울

핑크팬츠 살인사건, 14개의 단서(P.I.A), 웰콤 갤러리, 서울

√Room6, 갤러리 반, 서울

키아/오컬트 파워, 국민아트갤러리, 서울

YA PROJECT 5: 욕망의 알레고리, 가갤러리, 서울

수상&후원

2018 서울문화재단 (예술작품지원 선정)

2013 서울시립미술관 SeMA (이머징 아티스트 선정)

아트스페이스 에이치 신진작가 공모전 우수작가상 수상

2009 송은문화재단 (무료대관 선정)

서울문화재단 (예술표현활동 시각예술부분 선정)

2007 한국 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 (신진예술가부분 선정)

KIAF(한국국제아트페어) finds hidden treasure (영 아티스트 포트폴리오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 선정)

작품소장

한국미술박물관 외

작가노트

더 디바인 코메디 The Divine Comedy

아우슈비츠에서 생존한 이태리 계 유태인 작가인 프리모 레비의 [아우슈비츠의 소녀]라는 시를 보면, "타인의 고통은 곧 나의 고통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의 고통 속에 함께 산다."라는 첫 구절로 시작한다. 나는 이 시에서 작가가 자신의 경험에서만 머물지 않으려는, 자신의 슬픔과 고통을 객관화하려는 처절한 몸부림을 보았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나는 지금까지 해왔던 작업들을 멀리서 보려고 노력했다. 나의 개인적이고 내밀한 경험에서 시작해 지금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전쟁과 테러로 인해 생겨난 난민 이슈들과 재난이 만들어낸 파국의 불안을 마주했다가, 결국 단테가 신곡에서 묘사한 지옥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에게 작업은 그저 예쁜 것들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어두움 안에 감춰진 진실들을 발견하고, 무너짐과 쌓아 올림을 반복하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나는 단테의 신곡 지옥 편에서 현재와 맞물려지는 접점들과 추동 하는 에너지들을 발견하였고, 그것들을 형태-이미지-로 전환시키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 이미지들이 캔버스 안에서 현실에 대한 재현(representation)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작업의 모티프를 발견하는 데 있어 재난의 희생자들, 난민 이슈들로 인한 정보들은 마음만 먹는다면 너무 쉽게 찾아낼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것들이지만 그것을 바라보고 자신의 삶과 연결 짓는 일은 쉽지 않다. 들것에 실려 가는 아이, 부서진 건물들, 잔해와 섞인 손, 잘린 머리, 두려운 표정들, 연기, 붉은 색들, 돌돌 말린 하얀 천들, 부푼 흔적들을 이미지로 마주하면서, 나는 화면 안에 죽음이라는 개념이 ‘정지’되어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리고 탈 이미지화 되어버린 '죽음'이라는 것을 땅 밑으로 꺼져가는 이미지가 아닌 부유하는 이미지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나에게 죽음이란 나와 무관한 일이 아니라 공기 안에도, 책상 위에도, 심장 속에도, 그 어디에도 있는 것이고, 그것은 삶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지옥은 장소가 아닌 상태이기에 언제든 가까운 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항상 인지하며 살아가는 것이 내겐 너무 중요한 일이다.

내 그림 안의 이미지들은 모두 다른 형상을 하고 있지만 그것들은 나의 다양한 자화상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모티프들은 마치 현실과 현실의 바깥을 유영하듯 그림 안에서도 또 다른 프레임 안의 비현실과 마주하고 관계를 맺어간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주변의 일들은 당신의 이야기이면서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때때로 우리는 삶이라는 궤적 안에서 시작도 끝도 없이 원을 그리는 행진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수많은 무형의 밤들과 무시무시한 악몽과도 같은 일들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는 여러 가지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 과정이 나의 작업이고 나의 삶이다.

작가노트

<태반의 무게 The weight of the placenta>, 갤러리 밈 3F, 2022.2.23.-3.20

내가 죽으면, 아기야, 내가 너의 마지막 아기가 될게.

나를 너의 품에 안고 태반의 온기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 줘.

따뜻한 포옹으로 나는 너의 영원한 어린아이가 될 테니.

떨어지는 별들이 내 눈물에 녹아

멀고 먼 천사들을 네 눈앞에 보여줄 수 있도록.

어둠 속에서도 빛은 있으니

큰 슬픔이 떨어질 때 너의 절망도 함께 돌려보낼게.

너의 꿈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도록.

눈물로 품은 사랑이 무엇인지 기억할 수 있도록.

-서고운


2020년은 나에게 너무 큰 변화가 생긴 해였다. 결혼 7년 만에 새 생명을 어렵게 품에 안았기 때문이다. 나와 쏙 빼닮은, 세상에 하나뿐인 아기를 키우면서 그저 머리로만 알고 있었던 많은 문제들의 곁가지들과 속사정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출산 직후, 나는 병원에 미리 부탁을 해놨던 태반을 받아와 직접 만지고 관찰했다. 열 달 동안 나와 아기를 연결하고 있던 태반은 내 손안에서 여전히 따스한 온기를 전달해주고 있었다.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난 뒤, 마지막 순간까지 생의 기운을 뿜어내던 태반. 그 미끈거리고 물컹한 감촉, 회 보랏빛 색깔과 따스한 온도, 태반의 묵직한 무게가 생경하면서도 너무도 신비로웠다. 한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작가로서 살아온 내가 엄마로서 살아갈 앞으로의 책임에 대한 무게를 알려주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내가 직접 만지고 바라본 태반과 탯줄을 꼭 새로운 작품 안에 어떻게든 그려내고 싶었다. 태반이 모체로부터 산소를 공급받아 아기에게 전달하듯이 생과 사를 이어줄 수 있는 모티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나는 출산이라는 경험 이후에야 아동학대로 버려지거나 죽는 아기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동학대 기사를 접하게 되는 날이면 무력한 죄책감에서 며칠을 헤어 나오지 못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잔인한 기사들을 읽으며 이 세상 속에서 희망이 사라진 파국만을 떠올렸다. 내가 지금까지 그려왔던 그 세계들은 파국의 전조였던 것일까? 희망이 사라지면 가장 약하고 살해하기 쉬운 것부터 없어지는 게 현실이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또 그래올 것이었다. 나는 연약한 존재들을 애도하는 작업들을 근 십년간 해왔음에도 아기를 낳고 나서야 이 세상에 남아있지 못한 아이들과 생명들을 직시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사실이 참으로 부끄러웠다.

전시를 준비하며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죽은 아기들 67명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그들 중에는 6개월, 2살 아기들도 있었고, 그저 피자 오븐을 들고 옆집으로 가다가 이스라엘에서 띄운 드론이 오븐을 무기로 착각하고 폭파해버려 죽임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그 아이들은 그저 밥을 먹다가, 친척들과 잠을 자다가, 그림을 그리다가, 잠깐 아버지를 도우려 밖으로 나갔다가 그렇게 참혹하게 죽임을 당했다. 반짝거리는 생명들이 한순간에 잿더미 속에서 발견되는 현재를 바라보며 지옥은 '바로 여기'라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다.

이전에는 (내가 경험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해서, 그것을 타인의 시선으로 관조하는 입장에서 내 것으로 체화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에 대해 항상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작업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생과 너무도 밀접한 죽음, 그리고 죽었지만 끝나지 않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졌다. 엄마가 되고 난 뒤, 한 생명체를 돌보는 삶 속에 하루 종일 있게 되면서 생이란 무엇이며 죽음이란 무엇인지 계속 반복적으로 생각했고, 살아남지 못하고 죽어버린 것들과 죽어서도 죽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유난히 깊은 감정으로 접근하게 되었다.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한 채 죽거나 태어나서 얼마 살지 못하고 죽는 아기들이 엄청 많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들은 그 아이들의 잘못이 아닌, 어른들의 책임이라는 사실. 이 사실을 항상 생각하며 현재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느꼈다. 그 과정에서 이번 작품들이 나왔다.

작업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쉽지 않았다. 그러나 나의 삶 속에서 이번 작업이 풀어내야하는 숙명처럼 느껴졌기에, 내 아기를 생각하며, 이 세상의 모든 아기들을 생각하며 작업을 했다. 삶들 사이에 있는 죽음, 삶과 함께 가는 죽음, 삶과 하나인 죽음을 잊지 않기로 한다. 그 가치 있는 죽음들을, 생의 온기를 품은 태반의 무게만큼의 책임으로, 온 우주의 힘으로 애도하며 그려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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