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M'cube

위로하는 자화상

이은경

2017.02.22 ~ 2017.03.29
M’cube는 새로움에 대한 열정으로 실험적 영역을 탐구하고 그 한계에 도전하는 영아티스트를 발굴ㆍ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M’cube is a program to discover and support young artists who explore experimental territories with a passion for novelty and challenge their limits.

ABOUT

이은경

 




이은경 Lee Eunkyong

2014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판화전공 졸업
2006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17 <위로하는 자화상>, GalleryMEME, 인사동
2016 <관계의 초상>, art space Qualia, 평창동
2015 <余所余所しいもの>, Gallery KYOTO, Kyoto JAPAN
2015 <익숙한 혐오감> , Gallery SOBAB, 양평
2014 <부자연스러운 풍경> , Gallery KISS, 신사 가로수길
2014 <부자연스러운 풍경> , Gallery KISS, 이태원
2011 <이은경 개인전>, 우석 홀, 서울대학교

2인전
2015 김홍석, 이은경의<왜곡> 2인展, 갤러리8
2011 이소영, 이은경의<3 dots> 2인展, Gallery Vandahl

단체전
2016 < 두번 째 얼굴>展, Gallery SOBAB, 양평
한일현대미술교류전2016 <connect>, JARFO 교토화랑, 교토
<STRAWBERRY MOON SUMMER>, JMC Framing & Art Gallery, NY
< 또 다른 시선, 겸재와 通하다 : 재·해외 유수작가 초청>展, 겸재정선미술관
<오,마주_구경환,쑨지,이은경>展, aHsh Gallery, 헤이리, 파주
<겸재정선과 양천팔경 재해석_할아텍>展, 겸재정선미술관
2015 < 재·해외 유수작가 초청>展, 겸재정선미술관
<구아슈의 재발견>인베니오 과슈 초대展, Gallery SOBAB, 양평
2014 < 얼굴>展, 갤러리 소밥
겸재정선미술관 겸재 맥 찾기 유수작가 초청기획전 <겸재 정선과 아름다운 비해당 정원>展, 겸재정선미술관
2013 소설展, 갤러리 소항
Gallery A-cube 4Th 신진작가 공모展, Gallery A-cube
갤러리 소밥 개관 기념展 , Gallery SOBAB, 양평
2013 한국 현대 판화가 협회 공모 입선, 서울 시립 미술관 경희궁 분관
2012 갤러리 소머리국밥 개관3주년 기념展 , Gallery SOBAB, 양평
노데올로기展, Gallery Mesh , 인사동
할아텍 왜出展 , Gallery Golmok , 이태원
<New thinking, New art 2012>, Gallery 리서울, 인사동
2011 ASYAAF 아시아 대학생, 청소년 작가 미술 축제,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 홍문관
한국 현대 판화가 협회 공모 입선, 서울 시립 미술관 경희궁 분관
공간 국제 판화 비엔날레 출전, OCI 미술관
<관계적-인>, 야쿠르트 건물
2010 < 취향>, 우석 홀, 서울대학교
connect <잇다>, 박수근 미술관
connect <잇다>, 정림리 창작 스튜디오
2009 제 38회 '소리 없는 울림', 후소회展 회사후소 - 모색73 세종문화회관 본관
ASYYAF 아시아 대학생, 청소년 작가 미술 축제, 옛 기무사건물

레지던스
2010 정림리 창작스튜디오 단기 입주작가
2012 한국판화국제레지던시 프로그램 제1기 입주작가 (대전문화재단 / 대전)

작품소장
Gallery KISS
진주 교육대학교 박물관



이은경 <위로하는 자화상>展에 관하여 : 위로(慰勞, consolation)

다시 사람이다. 작가는 자화상을 그린다. 자신을 성찰하는 기회로 으뜸이다. 자화상은 화가가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이다. 거울 앞에서 존재의 진실을 받아들일 용기가 필요하다. 이은경의 최근 자화상 연작은 계획한 시간과 장소에서 제작한 것이다. 매일의 감정이 녹아내려 간 기록이다. 유한의 시공간 속에서 무한의 시공간에 관한 많은 암시를 그려낸다. 자신의 동일성 확인이 아니라 다름의 세계를 직감하는데서 시작한다. 자신을 둘러싼 공기, 색깔, 조명, 공간 등 수많은 변화의 이미지를 발견한다. 작가는 각각의 다름이 만든 관계의 틈을 직관한다. 작업의 추동력은 거울 속에서 진동하는 존재의 형성과 소멸을 인식하는 것이다.

자신을 안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더욱이 진실의 거울 앞에 서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진실을 만난다는 측면에서 자화상은 자신을 돌아보는 위로의 행위로 본다. 거울 앞 작가는 존재의 변화무상함을 직시할 수 있다. 소멸하고 생성하는, 이성적이지만 동물적인, 짐승의 내면을 가진 양가적인 인간을 마주한다. 인간의 희로애락과 생로병사를 자신의 얼굴에서 발견한다. 자화상은 스쳐지나간 순간을 포착하며 피할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도 포함한다. 작가는 무거운 존재의 성찰이 일어나는 때 유머와 냉소를 동원하여 가볍게 해소하고자 한다. 존재의 무거움과 가벼움이 교차하는 순간에 자위와 자학으로 자화상의 역할을 확인한다.

자화상은 자기애의 표현이다. 자화상을 그린다는 것은 세계 안에 존재하는 나를 꺼내어 즐기는 나르시시즘(narcissism)에 가깝다. 거울 속 자아(ego)는 세계와 만나고 부딪힌다. 자아는 고립된 주체에서 계속 다른 것으로 구부리고 접히며 움직인다. 나는 타인이 되고 다시 나로 순환한다. 나와 타인이 자화상 속에서 공존하는 것이다. 작가는 타인의 의식을 어려워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사람과의 관계를 포용하고 성찰한다. 자기도취를 넘어 소통과 공유의 지점을 찾아 최적화의 방법론을 추구하고자 있다. 작가는 위로를 말한다. 삶의 고달픔을 풀도록 따뜻하게 하는 위로 말이다. 사회적 현상과 역사적 인식을 공감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위로를 지향한다.

거울에 비친 작가의 몸은 그림의 대상(object)이자 그림의 주체(subject)이다. 자화상에 드러난 몸은 주체이자 대상이다. 작가의 손놀림은 거울과 마주한 존재의 떨림이자 진동이다. 거울은 눈에서 손으로 다시 손에서 눈으로 반복의 과정에서 얽혀 나온 존재 자체를 중매한다. 자화상을 그린다는 것은 몸의 양면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몸은 무한 변수의 대상이자 인식의 주체로 새로운 감각의 덩어리로 다시 태어난다. 몸의 역전이다.

그림은 거울이다. 화가는 거울과 마주한다. 거울은 의식의 모든 움직임에 반응하며 현실과 환영의 경계에 놓여 있다. 그 속에서 나와 타자의 만남을 확인할 수 있다. 거울은 분리와 경계에서 상호 연결과 접점을 느끼고 인식하는 매개물이다. 작가는 그림 속에서 타자가 된다. “그림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무표정이고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거나 부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모두 ‘나’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자화상을 그리는 행위는 그를 통해 고립된 나 자신의 위치를 재확인하는 과정이다.” 타자의 모습이 바로 나의 모습이다. 반영의 주체이자 객체가 되어 거울의 매끄러운 표면 안으로 밀려들어간다. 인식의 주체는 객체화되고 대상화의 과정을 거쳐 자신과 결별한다. 그리고 작가는 거울의 표면 위로 올라와 다시 주체로 서는 존재의 형상을 직감한다. 순환의 시지포스(Sisyphus)가 이야기하는 인간 실존은 불편하고 부조리한 존재임을 거울을 통해 깨달을 수 있다.

작가는 거울보기에서 자기보기를 확인한다. 정직하게 맨얼굴로 보기이고 정면대결이다. 거울 표면에 흐르는 매끄러움을 관통하는 수많은 변수를 직시한다. 껍데기를 버리고 뜨거운 속내와 차가운 인간의 조건을 직면한다. 유년시절 유목의 기억과 삶의 질곡은 작가의 시선을 내면으로 이끈다. 작가가 경험한 시체해부실의 고깃덩어리는 인간과 사물의 구분선을 없앤다. 설명하기 어려운 인체의 왜곡은 심리적 외상으로 보인다. 작가의 손은 거울에 비친 감춰진 형상을 거침없이 끄집어낸다. 거울 앞에서 스스로 잔인해지고 냉혹해진다. 유토피아의 환상(phantasma)과 예술의 고상함과는 거리가 멀다. 인체의 닮음과 해부학의 해석을 모호하고 혼란스럽게 만든다. 작가는 무엇보다 회화의 본질적 효과에 집중하고 있다. 결핍되고 어긋난 불투명한 형상들은 윤리, 도덕, 정치, 종교 등 독해 가능한 익숙한 잣대로부터도 벗어나 있다. 자화상의 변형과 왜곡은 상처 나고 멍들고 날카롭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1915-1980)가 설명한 예측 불가한 ‘푼크툼(punctum)’처럼 일상에서 벗어나 찢기고 아픈 실존의 지점을 재현한다. 작가의 마음속에 숨겨진 다양한 실존의 사건은 현실에서 늘 잠재성으로 작동한다. 질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의 ‘주름(le pli)’처럼 계속 분화하는 존재의 잠재성을 자화상 속에 끄집어낸다. 세계는 서로의 존재를 무작위로 숨기고 드러낸다. 작가는 세계의 공존하는 실체들의 질서를 펴기도 하고 접기도 하며 끊임없이 분화하는 존재를 표현한다. 이은경의 자화상은 불확실한 존재의 실체를 미세한 주름들 안쪽으로 접어 넣고 새로운 의미의 밀도를 높인다. 작가는 존재의 주름 안에서 수없이 접힌 불편한 진실을 재현하고 있다.

작업의 태도는 문학성과 서사성을 강조하던 미술의 인문정신에 닿아 있다. 낭만주의와 표현주의의 양식적인 경향성도 짙게 깔려 있다.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서사를 회복하려는 표현성에 집중한다. 동시대 회화는 주관성 그리고 사의성을 강조하는 화법으로 대상의 실체를 드러내려한다. 작가의 태도 역시 세상을 방심하지 않고 관찰하는 서사적인 회화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위장과 가식의 세상 앞에 적나라한 존재의 실체를 드러내며 원시적인 손맛을 살려 그린다. 알몸을 드러낸 자화상은 관음적인 주체를 무력화시킨다. 작가는 본다는 것에 관한 전통적 재현의 조건을 넘어 시선의 폭력을 거부하며 미적 평가와 환영을 제거한다. 모더니즘의 끝자락이 추구한 절대적인 형식미를 극복하려던 할 포스터(Hal Foster, 1955- )의 ‘실재의 귀환(The Return of the Real)’에 가깝다. 작가는 반미학의 계보를 따르며 아름다움의 불확실성에 모순어법을 사용한다.

작가는 삶의 고통을 마주한다. 동시대인으로 살아가며 느끼는 현실인식에서 실존적인 한계를 깊게 공감하며 생존 본능의 의지를 굳게 세운다. 작가는 자화상의 회화적 재현을 자위와 자학으로 설명한다. “다독일 때 스스로 위로하는 것이고 코너로 밀어붙일 때 자학에 가깝다.” 근대사에서 자위의 주체성은 터부시되고 자학의 주체성은 금기로 평가절하 된다. 작가는 터부와 금기의 한계를 접고 삶의 고통에 위로의 관점을 견지한다. 자위와 자학은 위로가 된다. 상식을 흔들고 외상과 혐오로부터 자기를 찾으며 타자의 이해와 공존의 지혜를 구한다. 불합리한 세계에 역설의 자화상을 치유의 방편으로 제안한다. 넉넉한 웃음으로 다시 자신을 세우기다.

김대신(미술과 문화비평, 문화사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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