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Meditation No.24

강은혜

2017.08.01 ~ 2017.08.29

ABOUT

강은혜

 




강은혜 Eun Hye Kang

한국과 뉴욕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설치작가 강은혜는 미국 메릴랜드 예술대학교 (Maryland Institute College of Art)에서 BFA,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 (Cranbrook Academy of Art)에서 MFA를 취득하였다. 작가는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선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건축적 공간의 독자적 재해석을 시도한다. 그녀는 무채색의 선으로 공간을 분해하고 공간 안에 음의 부피와 밀도를 표현하며, 나눔과 비율의 개념을 가지고 추상적인 형태와 윤곽을 공간 안에 적용한다.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 대학원 재학 중 필라델피아 소재의 더 패브릭 워크샵 앤드 뮤지엄 (The Fabric Workshop and Museum)에서 인턴쉽을 마쳤으며, 졸업 후 브루클린 아트 스페이스(Brooklyn Art Space, 뉴욕), 버몬트 스튜디오 센터(Vermont Studio Center, 버몬트)에서 레지던시를 했다. 이후, 뉴욕에서 본격적으로 설치작가로 활동하며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2014년 한글날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글문화큰잔치에 전시작가로 선정되어 광화문 광장 내에 한글을 이용한 대규모 패턴설치작업을 하였으며, 2015년에는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GIAF) 야외미술제 <ART & PLAY> 설치작가로 참여하여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섬유미술전공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주프랑스 대사관 한국문화원 정기전시 공모 <2015-2016년 주목할 만한 작가>에 선정되어, 2016년 2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인전을 하였고, 5월에는 <2016주스페인 한국문화원 전시공모>에 선정되어 문화원 내 갤러리에서 스페인 작가와 함께 한-서 교류 2인전을 개최하였다. 또한, 최근 서울 광화문에 오픈한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 작품 6점이 영구소장 전시되어있다. 현재 <영은창작스튜디오 장기입주작가(2년)>로 선정되어, 2016년 3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입주하여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다가오는 2017년 10월 <주워싱턴DC 한국문화원 전시공모>에 선정되어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학력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울, 한국 / Ph.D 박사과정, 섬유미술과 재학
Cranbrook Academy of Art, 블룸필드 힐스, 미시간주, 미국 / MFA 석사과정, 섬유미술과 졸업
Maryland Institute College of Art(MICA), 볼티모어, 메릴랜드주, 미국 / BFA 학사과정, 섬유미술과 졸업

레지던시
2016-2018 영은창작스튜디오 장기입주작가(2년), 영은미술관, 경기도 광주, 한국
2014 Brooklyn Art Space Residency, 브루클린 아트 스페이스, 뉴욕, 미국
2013 Vermont Studio Center Residency, 존슨, 버몬트주, 미국
2012 Full Time Apprentice Training Program, The Fabric Workshop and Museum, 필라델피아, 미국

개인전
2017 강은혜 개인전 <전시명 미정>, 주워싱턴DC 한국문화원, 워싱턴DC, 미국 (2017년 10월 전시예정)
2017 강은혜 개인전 <전시명 미정>, 갤러리밈, 인사동, 서울 (2017년 9월 전시예정)
2017 부스개인전 <Linear Space>, International Fiber Art Fair,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서울
2017 아트스페이스오 선정작가 <강은혜 개인전_Hidden Space>, 아트스페이스오, 서교동, 서울
2016 스페이스선+ 선정작가 <강은혜 개인전_Full or Empty>, 스페이스선+, 삼청동, 서울
2016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선정작가 한서교류2인전<Han-gul belleza geometrica>,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마드리드, 스페인
2016 갤러리 엘르 초대개인전 <Beyond The Line>, 갤러리 엘르, 역삼동, 서울
2016 주프랑스 한국문화원 2015-2016 주목할 만한 작가 초대개인전<Tirer une ligne quelque part...>, 주프랑스 한국문화원, 파리, 프랑스
2016 <한글의 선으로부터의 추상>, 세종문화회관 한글갤러리 전시 프로포잘 선정작가 개인전, 세종문화회관, 서울
2015 <Abstract Code>, 가나아트스페이스, 인사동, 서울
2015 <기하학적인 아름다움, 한글>, 세종문화회관 한글갤러리전시 프로포잘 선정작가 개인전, 세종문화회관, 서울
2014 <한글의 아름다움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기를>,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및 지원 한글문화큰잔치 전시사업 프로포잘 선정작가 전시, 광화문광장 내 설치, 문화체육관광부, 서울
2014 <Spatial Space>, Winner of "The Realform Project" Curated by David Gibson & Court Tree Collective, 뉴욕, 미국

단체전
2017 <여섯 六: 6: Seis 시공간을 넘다> 한국-라틴 현대미술작가 교류전, 영은미술관, 경기도 광주, 한국
2017 <새로운 시’선’> 3인전, Hidden M Gallery, 북창동, 서울, 한국
2016 <제3회 스페이스선+ 신진단체전>, 스페이스선+, 삼청동, 서울, 한국
2016 <It’s Now 2016>전, 갤러리 이앙, 대학로, 서울, 한국
2015 <일현 트래블 그랜트 2015>전시, 일현미술관, 강원도 양양, 한국
2015 <Contemporary Nomadic Artists>, Crude Creatures Gallery, 시카고, 일리노이주, 미국
2015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GIAF) 야외미술축제<ART&PLAY> 설치미술전 선정작가전, 세종로공원, 한국
2015 <플레이 그라운드> 설치미술전 선정작가전, 소다미술관(Space Of Design and Architecture), 경기도, 한국
2015 <제34회 홍익섬유조형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한국
2015 <기리다 그리다 새기다>뉴욕전, Space GABI, 맨하튼, 뉴욕주, 미국
2015 <기리다 그리다 새기다>서울전, 뚱갤러리(윤디자인연구소), 서울, 한국
2015 <Refresh Angle> 갤러리 엘르 공모전 선정작가 전시, 갤러리 엘르, 역삼동, 서울, 한국
2015 <It’s Now 2015>전, 갤러리 이앙, 대학로, 서울, 한국
2015 <My Collection-개인의 취향>, 서울예술재단, 서울, 한국
2015 <The First> 서울예술재단 포트폴리오 박람회 선정작가 전시, 서울예술재단, 서울, 한국
2015 <Art in the Open> 선정작가전시, University City Arts League gallery, 필라델피아, 펜실베이니아주, 미국
2014 <Hello New Jersey?>, K/REATE Art Show, Gallery Bennett, Englewood, 뉴저지주, 미국
2014 <6x6x2014>, Rochester Art Center, Rochester, 뉴욕주, 미국
2014 <Force Field Project> Selected installation Proposal, 필라델피아, 펜실베이니아주, 미국
2014 <Art in the Open(AiO) Philadelphia> 선정작가전시, Schuylkill riverbanks, 필라델피아, 펜실베이니아주, 미국
2014 <EPOCHE> 키미포유 선정작가전시, KiMi Art Gallery, 평창동, 서울, 한국
2014 <Winter Member Salon Show>, Trestle Gallery, Brooklyn Art Space, 브루클린, 뉴욕주, 미국
2014 <UNRAVELED: Fiber Re-imagined> 선정작가전시, 40 West Arts Gallery, 레이크우드, 콜로라도주, 미국
2014 <1st Salon Show of 2014>, Greenpoint Gallery, 브루클린, 뉴욕주, 미국
2013 <Young International Contest of Contemporary Art (YICCA) 2013 Exhibition>, 0 gram Gallery, The Red House, 소피아, 불가리아
2013 <Haunted Attraction>, Forum Gallery, 블룸필드 힐스, 미시간주, 미국
2013 <Hello New York?>, K/REATE Art Show, Ludlow Studios, 뉴욕, 뉴욕주, 미국
2013 <International Textile Show> 선정작가전시, The Art Factory, 패터슨, 뉴저지주, 미국
2013 <Graduate Degree Exhibition>, Cranbrook Art Museum, 블룸필드 힐스, 미시간주, 미국
2013 <Experiencing Perspectives Art Exhibition>, Mercedes-Benz Financial Services, 미시간주, 미국
2013 <Cranbrook Fiber Department Group Exhibition>, Kingswood Lower Galler, 블룸필드 힐스, 미시간주, 미국
2013 <Emanation>, Collective Art Exhibition, Linus Gallery,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 미국
2012 <Patterns>, Online Exhibition, Linus Galleries,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 미국
2012 <Experiencing Perspectives Art Exhibition>, Mercedes-Benz Financial Services, 미시간주, 미국
2012 <Apprentice Banner Show>, Fabric Workshop and Museum, 필라델피아, 펜실베이니아주, 미국
2012 <Fiber House Exhibition>, Forum Gallery, 블룸필드 힐스, 미시간주, 미국
2011 <AIAS(Association of Independent Art Schools) Workshop Exhibition>, 안양오픈스쿨, 경기도, 한국
2011 <A finalist in the 2011 NICHE Awards (Student division/ Fiber) Exhibition>,필라델피아,펜실베이니아주,미국

국내외 수상 및 기타 경력
2017 <Best Young Artist of the Year Award>, GAMMA Young Artist Competition Committee, Vienna, Austria
2015 <일현트래블그랜트 2015>, 트래블그랜트상(프랑스 파리 왕복항공권), 일현미술관, 서울, 한국
2015 <소마미술관 10기 소마드로잉센터 아카이브 등록작가> 선정, 서울, 한국
2015 세종문화회관 2016년도 한글갤러리 대관 전시 프로포잘 선정 <한글의 선으로부터의 추상>
2015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오 <2016 선정작가>, 서교동, 서울, 한국
2015 스페이스선+ <2016 선정작가>, 삼청동, 서울, 한국 (2016년 개인전 예정)
2015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GIAF) 야외미술축제 <ART & PLAY> 설치미술전 우수상, 세종로공원, 서울, 한국
2015 주프랑스 한국문화원 <2015-2016 주목할 만한 작가전> 선정작가, 파리, 프랑스
2015 소다미술관 <플레이 그라운드>설치미술전 선정작가, 소다미술관(Space Of Design and Architecture),경기도, 한국
2015 갤러리 엘르 <Refresh Angle> 공모전 선정작가, 갤러리 엘르, 역삼동, 서울, 한국
2015 서울예술재단 포트폴리오 박람회 공모전 선정작가 우수작가상
2015 세종문화회관 한글갤러리 대관 전시 프로포잘 선정 "기하학적인 아름다움, 한글"
2014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및 지원 한글문화큰잔치 전시사업 프로포잘 선정 (광화문광장 내 설치), 서울, 한국
2014 ArtSlant The 4th 2014 Showcase Winner (설치부문), 뉴욕, 미국
2014 ArtSlant The 3rd 2014 Showcase Winner (설치부문), 뉴욕, 미국
2014 BRIC Curated Short List, 브루클린, 뉴욕주, 미국
2014 Winner of "The Realform Project" curated by David Gibson & Court Tree Collective, 뉴욕, 미국
2014 KiMi For You 선정작가, 키미아트갤러리, 평창동, 서울, 한국
2014 Berlin Collective Artist, 뉴욕, 미국

COLLECTIONS (작품소장)
2017 골든 튤립 M호텔 서울, 서울, 한국 (작품 1점)
2016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 로비, 서울, 한국 (작품 1점)
2015 Four Seasons Hotel Seoul 포시즌스 호텔 서울, 광화문, 서울, 한국 (작품 6점)
그 외 다수 개인 컬렉터 소장

ART LOAN (작품대여)
2015-2017 메리츠 자산운용, 삼청동, 서울, 한국 (작품 1점)
2013-2014 메르세데스-벤츠 Cranbrook Art Selection for Exhibition, 미시간주, 미국 (작품 1점)
2012-2013 메르세데스-벤츠 Cranbrook Art Selection for Exhibition, 미시간주, 미국 (작품 1점)



작가노트
한글의 선들로부터 받은 영감에 근간을 두고 있는 나의 작업은 크게 추상화된 한글 패턴 작업과 스트링 설치작업으로 나눌 수 있다.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요소를 지닌 한글은 디자인, 순수조형 소재로서 강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글이라는 모국어에 의해 규정된 선들을 따라 공간을 해부하며, ‘선’이라는 기하학적 개념을 소재로 이미지와 건축적 공간을 접목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해 왔다.

나의 설치작업은 주로 공간에서 얻는 영감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것은 미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공간에 대한 개념과 그 공간에 기하학적 요소(예를 들어 선)가 개입됨으로써 파생되는 시각적, 청각적, 혹은 공감각적 효과에 대한 체계적 연구로 이어진다. 나의 작업은 무의 공간 안에서 추상적인 이미지를 구상하고, 그것을 공간 안에 구현하는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공간 안에서 교차되고 중첩되는 선들은 이미지에 부피감, 중력감, 밀도감, 그리고 움직임을 부여한다. 그 선들은 또한 수많은 면들을 만들어내고, 가상의 차원들을 창조해내며 보는 이들의 시각을 현혹한다.

선을 잇는다. 선을 긋는다. 선을 공간에 건다.

설치작업과 병행하여, 최근에는 공간에서 느낀 영감들을 평면으로 끌어와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 설치, 평면, 입체 등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작업은 기본적으로 기하학적인 조형언어인 ‘선’과 연결되어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형태의 기본은 직선이다. 나는 공간 안에 숨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상상하고, 그 공간으로부터 받은 영감과 이미지를 단순화시켜 수직선, 수평선으로 이루어진 이미지를 구현한다. 그 과정에서 얻은 시각적인 추론을 설치나 드로잉, 꼴라쥬의 형식으로 풀어내고, 그 안에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수학적 원리를 적용한다. 그러한 선들에 의해 공간이 분할되고, 각각의 공간은 독립된 개별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구축해나간다.

점에서 점을 향해 가는 선들은 시간적, 공간적 이동을 상징하며, 어떤 지점에서는 방향을 틀어 과거나 미래를 향해 가기도 한다. 여행을 하면서 거치는 장소들을 ‘점’으로, 또 그 사이의 이동 경로를 ‘선’으로 표현할 수 있듯이, 나에게 ‘ 선’은 정적인 ‘점’이나 ‘면’과는 다르게 ‘움직임’과 ‘흐름’을 표현하는 활동적인 기호로 다가온다. 각각의 점들은 개인을 상징하며, 그 사이 연결된 선들은 관계와 소통을 상징한다. 느슨하거나 팽팽한 긴장감이 존재하며, 때로는 그 긴장감을 주체하지 못해 끊어지기도 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관계성을 대변한다.

공간 안에서 반복되는 스트링 설치작업을 하는 동안, 한 손으로 실의 텐션을 유지한 채, 수백번 수천번 같은 공간을 오가며 공간을 거니는 그 시간들이 나에게는 수행과도 같은 명상의 시간들이었다. 긴장감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끊임없이 반복되는 행위로부터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마음의 평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한 수행의 감정을 평면으로 가져와, 반복적으로 선을 긋는 행위로 ‘면’을 이루어가면서 만들어진 결과물이 <Meditation> 드로잉 연작이다. 하나하나의 선 긋기로 채워져나가는 면은 ‘채움’이자 동시에 ‘비움’이다. 공간을 채워나감에 따라 마음과 정신은 반대로 깨끗이 비워져가는 행위인 것이다.

기하학적 질서를 강조했던 몬드리안의 기하학적 추상처럼, 작업과정에서 나는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고 비율을 적용하여 기하학적인 패턴이나 선들의 조합과 배열로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나의 작업에서 ‘선’들은 의미부여의 규칙이 적용되는 나만의 코드(code)가 되어 공간과 평면을 넘나든다.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요소인 ‘선’이 만들어내는 관념적인 아름다움을 새로운 시각에서 독창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작업을 계속해서 해나가고 싶다.



공간을 사유하는 선 / 하계훈(미술평론가)
강은혜는 유학시절 의상의 패턴을 고안하는 과정에서 한글의 형태에 주목하게 되었다. 한글이 만들어진 과정과 의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추측과 그럴듯한 설명이 있었지만 1940년에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에 의해 한글창제의 원리와 발성법 등이 글자의 형태와 관련이 있음이 알려졌다. 그러나 이와 무관하게 강은혜가 주목한 한글의 특징은 기하학적 성격과 추상적 표현을 가능하게 해주는 형태적 요소였다.

강은혜가 한글의 조형적 표현 가능성에 주목하게 된 것은 미국 유학이라는 상황이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유학 경험이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감할 수 있겠지만 많은 작가들이 국내에서 미처 보지 못한 점을 국외에서의 체류를 계기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작가는 이처럼 유학이라는 국외체류 시기를 계기로 한글을 바라보는 시각을 좀 더 객관화할 수 있었고,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전의 몇몇 작가들의 시도와는 다르게 조형의 근본적인 요소로서의 선의 형태에 주목한 점, 그리고 이것을 다시 공간으로 확장하여 선이 작용하는 공간의 표정과 의미를 천착한 점이 작가의 오늘날의 작업에까지 이어지게 된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강은혜는 한글을 모티브로 한 평면과 설치 작업에서 시작하여, 이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에서의 선의 개입에 의해 유발되는 심리적, 미학적 현상에 관심을 갖는 작업으로 창작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작업의 성격 때문에 강은혜의 작품에서는 회화나 설치 작업으로서의 표현을 넘어서서 건축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되는 조형과 공간 기획의 원리가 읽혀지기도 한다. 강은혜의 작품에서 실제로 건축적인 구축은 이루어지지 않지만 작가가 선을 통해 개입하는 공간에서는 심리적인 구축과 분할이 발생하며 이를 통해 공간의 새로운 해석이 가능해지며 새로운 공간의 표정이 만들어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강은혜의 작업에서는 평면이냐 입체 공간이냐에 관계없이 직선이 작업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 물리학적으로 모든 선은 직선이며 점과 점 사이를 잇는 최단거리의 이동 이력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관점을 유지하는 분석기하학(Analytic Geometry)과 달리 결합기하학(Incidence Geometry)에서는 선 그 자체를 점과 무관한 독립된 개체로 보기도 하지만, 강은혜의 작품에서는 기하학적 이론들과 관계없이 점과 선의 종합으로서 만들어지는 평면과 공간의 이미지들이 조형적으로 어떻게 기능하고 그 결과로서 어떠한 미학적 효과를 산출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추상 이전의 회화가 빈 캔버스에 일루젼을 도입하여 입체감과 공간감을 이끌어내는 것이었고 일부 추상 작품에서도 이미지의 상징성과 색채의 속성에 의해서 깊이감이나 운동감을 유발하였다면, 강은혜의 공간 역시 빈 캔버스같이 무(無)의 공간에서 조형적 의미와 심리적 자극에 일어나는 선의 개입을 통해 입체적 공간을 재단하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평면 회화 작업에서는 색과 형태를 비롯한 다양한 조형 요소가 단독으로 혹은 조합에 의해 화면에 표현되면서 작품으로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필요에 따라 단절과 불연속의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강은혜의 공간 설치 작업에서는 선의 조형성과 함께 선이 갖는 운동성 등이 중요한 작업의 요소가 되면서 평면 회화에서 볼 수 있는 선 이외의 다양한 요소의 도입이 가능하지 않게 되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속성은 작품의 다양성을 제한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작품을 통해 구현하는 주제와 메시지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나는 특징이 되기도 한다.

강은혜의 작품이 선을 중요한 미디엄으로 도입함으로써 표현되는 평면과 공간을 형성한다면 여기서 더 나아가 그 선들은 반복과 중첩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화가들이 추구한 일루젼을 구축하기도 한다. 여기에 선을 통한 색채의 도입을 더함으로써 강은혜의 작품은 평면과 공간에서 확장된 회화성을 획득할 수도 있게 된다.

강은혜는 모든 형태의 기본을 선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선이 만들어내는 관념과 조형적 아름다움에 주목한다. 작가는 점이나 평면이 정적인 것에 비하여 선은 운동성을 갖는 특징이 있다고 본다. 작가는 이러한 선의 의미와 선과 선이 상호 관계를 맺음으로써 생성되는 조형과 공간에서 관계와 소통, 수행과 명상, 채움과 비움 같은 철학적 사유를 유발하는 점에서 자신의 작품이 예술적, 사회적 기여를 하고자 함을 작품의 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강은혜의 공간 설치작품은 일반 미술작품이 전시공간에서 관람객과 교류하는 방식보다 더 공감각적이고 관람자 참여유발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속성 때문에 보다 신선하고 흥미롭게까지 느껴질 수 있다. 강은혜의 작품은 관람자가 작품 공간을 돌아다니면서 결정되는 시점으로부터 작품과 공간의 관계, 그 안에서 관람자의 좌표와 작품의 관계, 그러한 관계에서 창출되는 미학적, 심리학적 의미 등이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 특징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부분적으로 옵티컬아트의 속성과 공유되는 측면이 있으며 이러한 강은혜의 작품에서 직선과 함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요소는 빛일 것이다. 작품 속에서 조명의 위치와 밝기, 색상, 그리고 조명의 성격에 의해 결정되는 공간의 느낌 등은 또 다른 작품 감상의 요소가 된다. 작품의 설치가 건축적인 공간을 대상으로 할 수도 있겠지만 옥외 공간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직선과 빛이라는 요소에 더해서 공기의 흐름이나 온도, 습도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작품의 성격에 미세한 차이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강은혜는 자신의 작품을 설치하는 과정을 ‘수행’에 비유한 적이 있다. 작품의 구상 과정이 창작이라면 설치 과정은 노동을 수반하는 반복적인 작업일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작가는 예술적 명제를 포함한 우리 삶의 전체를 사유하고 성찰하는 기회를 갖을 수 있응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강은혜의 선을 통한 공간 설치 작업은 기본적으로 시각을 동원하면서 청각과 촉각 등의 감각으로 확장시키는 예술적이면서 철학적이고, 좀 더 나아가서 종교적인 차원에서의 사유와 명상을 가시화하는 차원 높은 작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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