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M'cube

혼魂잣말

림배지희

2018.04.18 ~ 2018.05.13
M’cube는 새로움에 대한 열정으로 실험적 영역을 탐구하고 그 한계에 도전하는 영아티스트를 발굴ㆍ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M’cube is a program to discover and support young artists who explore experimental territories with a passion for novelty and challenge their limits.

ABOUT

림배지희

 




림배지희 LIMBAIJIHEE

학력
2017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전문사 졸업
2008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예술사 졸업

개인전
2016 부표(Buoy), 우민아트센터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 청주
2014 별일 아니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주요그룹전
2018 "123456" 졸업전시회, 175갤러리, 서울
2017 카페소사이어티, 서울미술관, 서울
단저우 중한국제현대미술비엔날레, 중국
2016 삼키기 힘든, 두산갤러리, 서울
홈그라운드, 청주시립미술관&퍼블릭에어, 청주
말하지 않고 말하는 법, 우민아트센터, 청주
2015 THE FIRST, 서울예술재단, 서울
무심(無心), 소마미술관, 서울
2014 열+정, 갤러리세인, 서울
ASYAAF, 문화역서울284, 서울 (2부)
오와도, 범어 아트스트릿, 대구
낙서 4, 언오피셜프리뷰 갤러리, 서울
한뼘드로잉, 대청호 미술관, 청원
길들여지는 밤, 우민아트센터, 청주
2013 잠수-종, 잠월미술관, 함평
중앙동, 콜라보레이션展, 매개공간이드, 청주
사대문International artist Communi 展, 전북예술회관, 전주 그 외

수상 및 레지던시
2015 서울예술재단 1회 포트폴리오박람회 선정작가
2014 소마미술관 아카이브 등록작가 선정
2013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7기 입주작가, 청주 (장기 2013년 4월~2014년 4월)
2012 스토리아트 레지던시 1기 입주작가, 청주 (장기 2012년 5월~2012년 12월)



작가노트

“혼(魂)잣말”

나의 작업은 타인과의 대화 중 발설하지 못하고 삼켜버린 말들에 표정을 담아 그리는 것이다. 한 공간에서 같은 주제로 대화를 하더라도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이 생성되는 지점에 주목하고 이 과정에서 ‘삼켜진 말’은 소멸되지 않고 기억과 감정이 뒤섞인 하나의 혼(魂)이 되어 대기 중에 부유한다는 가설을 세운 채, 대상을 바라본다.

“삼켜진 말들은 긍정적인 면보다 어두운 이면을 가진 말들이 대부분이다.”

타인과의 관계 맺음에 있어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은 밖으로 비치지 않았을 뿐이지 그 수는 생각보다 많을 것이다. 그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문제점을 안고 살아가거나 방치한 채 살아가고 있다. 나 또한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며 끝내 해결점을 찾지 못한 채 무리에서 어설프게 걸쳐진 존재로 살아왔고 공동체 관계가 짐 지우는 무언의 폭력 속에서 나의 의지, 생각, 행동들을 습관적으로 억눌러왔다. 다른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남들과는 다른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스스로 정해놓은 틀 안에 자신을 가두어 버렸으며 이러한 심리적 방어기제를 통해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틀 안에서 지속적으로 타인의 생각과 외부 상황을 관찰하게 되었고 이러한 관찰 행위는 단순히 그럴 것이라는 매우 주관적이면서도 추상적인 관점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통한 재구성된 허상이란 것을 스스로가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행위가 측정 불가한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자신에겐 침묵해온 감정을 발산할 수 있는 장치가 되었다.

작업마다 나오는 속박된 형상들은 삼켜진 말들의 이면이다.
삼켜진 말들은 각각의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어 그에 맞는 배경이나 상황, 형상 등의 이미지를 수집하여 구성하였고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 안에 양가적 감정의 속성의 면면을 드러내고자 했으며 무의미한 것들이 쌓이고 이내 부서져 버리는 느낌을 내기 위해 지우고 그리는 과정을 반복해 얇게 쌓듯이 작업하였다.



암묵적 기억의 작동 방식 / 우민아트센터 큐레이터 조지현

저항을 위한 은둔, 외부 세계로부터 온전한 고립을 위한 침잠, 무수한 색깔의 말들을 위한 침묵은 림배지희의 화면 안에서 모든 세계를 일시적으로 멈춰 서게 만들며 반복적 소음과 절대 적막의 충돌이 만들어내는 파열음으로 이내 공감각적 세계를 소환한다.
림배지희에게 눈앞에 닥친 현실은 너무나 버겁고 꿈보다 비현실적이었기에 이러한 악몽 같은 상황에 억눌려온 자존적 무게감은 외부로부터의 관심을 소진시켜 내면으로 향하게 만든다.
화면에 드리운 응축된 감정들은 서서히 증폭되어 폭발하기 직전의 위급 상황을 연상시키며 불온한 기운을 감지하게 한다. 그 안에 속박된 인물 형상들은 금방이라도 붕괴돼 버릴 듯한 위기감에도 불구하고 놀라우리만큼 고요하게 상황적 혼돈을 삼켜내고 있다. 기억과 무의식 사이를 부유하는 잔상들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폭력적 사회 구조 속에 방치되었던 작가 자신의 투영일 뿐 아니라 나약한 이들의 삶을 은유한다.
오랫동안 같은 모습으로 머물지 않는 기억의 속성이 그러하듯 다 써버린 감정의 허물은 조각난 흔적으로 어딘가에 남겨진다. 작가는 명확함이 없는 주절거림으로 끝이 맺어질 수 없는 지둔한 삶의 연속성처럼 드로잉이라는 매체를 통해 중층적 레이어로 무리하게 완결시켜 놓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했을 고립무원의 상황은 오히려 작가에겐 심리적 도피처이자 안식처로 작동했을 것이다. 온전히 현실을 외면할 수 없기에 내부 세계의 분열은 소리 없는 외침, 해소되지 못한 감정적 응어리의 형상을 만들어 내었고 불분명한 그림자와 앞뒤의 경계가 뒤바뀐 비이성적 세계의 논리를 투영시킨다. 모호한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혼돈된 자아는 화면 안에서 반복적인 붓질과 지우기를 통해 불안한 형상으로 변이된다. 그러나 이것은 작가 개인의 자아정체성의 손상과 상처로 점철된 문제로만 국한시켜 이해하기엔 무리가 있다.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한 사회적 약자에게 가해지는 비물질적 폭력에 방치된 불특정 다수의 대항적 행동양식의 일부이며, 사회의 어두운 단면에 작동하는 약자의 시선이기도 하다.
림배지희의 작업은 뜨거운 냉소, 차분한 분노, 유약한 용기와 같은 양가감정을 통해 놀랄 만큼 초연한 태도로 감정의 민낯을 드러낸다.
끝내는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었던 말들,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은 삶의 고통을 감내하게 하는 작가의 작업 방식으로 치환되어 화면 안에서 서서히 희석됐으리라.
우리는 그의 작업에서 어떠한 외침보다 더 큰 공명으로 전해지는 불가항력적 시련 앞에 무기력해야만 했던 상처받은 영혼을 발견했고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미래의 보이지 않는 크고 작은 고난 앞에 놓인 우리의 삶의 태도에 대해 또 다른 대안을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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